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제 인생의 영화 중 하나인 <빌리 엘리엇>그 <빌리 엘리엇>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니 이미 봤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이지만 초연은 연무 팬이 되기 전이라 못 봤고 재연은 여행 때문에 총알이 모자라 놓치고 말았다.역시 덕질 이즈 타이밍…^_ㅠ

그런 빌리를 드디어 보게 됐다!

아역 배우들은 내가 선택할 권한이 없었고, 성인 배우들은 아무 때나 가도 상관없다는 생각에 캐스팅 고민은 전혀 하지 않고 그냥 내가 갈 수 있는 날짜만 가지고 예매.그래서 캐스팅보드를 당일 공연장에 가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디큐브에 정말 오랜만에 와봐2017년 <오!> 캐롤 >>이후 처음인가…?_?

평일 공연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티켓 부스 앞 사람들을 보고 1차적으로 놀랐고, 그 사람들 절반이 아이들이어서 2차적으로 놀랐다.작품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상황이 너무 무겁고 우울해서 빌리가 아동 대상극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아역 배우가 많이 나오니까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수도.

하지만 성인 관객 입장에서는 이보다 무서운 상황은 없다는 것.공연 내내 왼쪽 뒤에서 아이가 보호자에게 속삭이거나, 킥킥거리는 상황이 계속되어서, 인터미션을 틈타 자기 자리 근처로 메뚜기가 날아왔는지, 2막에서는 1막까지는 들리지 않았던 새로운 목소리가 들렸어-_-;;;;

연극 예절 제발…ㅜㅜ 메뚜기 노노.(´;ω;｀)

빌리 엘리엇이 인생영화이긴 하지만 너무 오래전 봐서 몇몇 인상적인 장면을 제외하면 기억이 모호했지만 뮤지컬이 원작의 흐름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잊고 있었던 내용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연극은 전체적으로 배우의 구멍없이 다 좋았다.미세스 윌킨슨 역의 영주배우들은 늘 믿고 보는 배움이었고 빌리 양 역의 박정자 선생님은 대사 한마디에 실력이 느껴졌다.

아역배우들도 다 훌륭했지만 그 중 단연 최고는 역시 우진빌리. 전에 본 마틸다도 그렇고 이번 빌리도 그렇고, 나는 아역배우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극을 보면 왜 이렇게 코끝이 찡한지 모르겠다.저 어린 아이들이 엄청난 양의 연습을 거듭한 끝에 이 큰 무대에 서서 훌륭하게 작품을 완성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할 정도다.객석 아줌마가 정말 심술궂어.후후후

1막 엔딩에서 엄청난 분노의 에너지를 뿜어낸 빌리도 물론 인상 깊었지만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성인 빌리와의 장면이었다.그 장면만 다시 풀어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정말 아름다웠어

다만 아쉬운 것은 엔딩이 영화와는 달랐다는 점.<빌리 엘리엇>이 내 인생 영화로 남을 결정적인 계기가 엔딩에서 성인 빌리(아담 쿠퍼!)가 도약하는 장면이었기에 뮤지컬 엔딩도 성인 빌리가 백조의 호수 발레복을 입고 날아오를 것이다! 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장면이 빠져버려서..(´;ω;｀)

그래도 또 하나 좋아하는 장면인 빌리 파파가 빌리를 위해 파업을 철회하고 탄광에 들어가는 장면은 영화 이상으로 훌륭하게 재현돼 기뻤다.그때 빌리 아빠 마음을 생각하면… 하아…ㅠㅠ

극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원작 영화의 잔상이 강렬했던 것 같다.특히 엔딩이 다른 건 너무 치명적이어서 아까 뮤지컬 보고 나왔는데 오랜만에 영화나 다시 볼까?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도 아역배우 위주의 극을 올리는 게 만만치 않을 텐데도 빌리면서 마틸다를 꾸준히 올려주는 신디컴퍼니에게 감사를.내년에는 마틸다 재현이 있대! 꺄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