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과 신태용 감독을 둘러싼 양국의 언론전이 도를 넘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osen.mt.co.kr와 올해 6월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경기를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양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모두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과거 클럽팀 감독으로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뤘고 대표팀을 맡은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신태용 감독의 명성을 거론하며 베트남 언론은 자신들을 동남아 축구의 왕자로 세운 그동안의 신화를 앞세워 방어했다. 지금 태국대표팀에서도 일본의 니시노 감독이 경질되고 이임생 감독이 그 자리를 넘보고 있지만 어쩌면 조만간 동남아 3국이 한국인 감독의 지휘를 받는 진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례적으로 한국인 감독 더비가 생겨 아세안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대표팀을 맡고 있는 포르투갈의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자 같은 포르투갈인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이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는데 어쩌면 박항서 감독과 신태용 감독도 이런 묘한 동료의식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론이 너무 길었던 내가 이 더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thease an football이라는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이 사진 때문이었다. 16만 팔로워를 가진 이 계정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그 사진을 한 장 올린 게시물이 182회나 공유돼 각종 아시아 축구 커뮤니티와 사이트에 나돌았다. 사극을 많이 보신 분이라면 그 사진의 정체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엠병신드라마의 주몽을 패러디한 것이다.

드라마 주몽에서도 주몽이 대소를 꺾고 승리를 쟁취하듯 주몽으로 패러디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인도네시아를 4-0으로 격파했다.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는 이 패러디를 통해 엠병신이 수출한 드라마 주몽이 해외에서도 얼마나 대박을 쳤는지 짐작할 수 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동남아에서 그 인기가 유효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몽과 대소가 입고 있는 저 갑옷은 과연 고구려와 부여의 갑옷을 재현한 것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주몽 갑옷은 포용력과 덕, 강한 리더십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과 금색으로, 크고 작은 갑옷은 주몽의 라이벌임을 강조하기 위해 대조를 이루는 파란색과 은색으로 제작됐다고 한다. 어떤 유물과 기록을 참고했는지는 단 한마디도 없다.더욱 당시 의상을 담당했던 MBC 미술센터 봉현숙 부장은 “고증에 얽매이지 말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인터뷰했다. 문제는 그 상상력으로 뒤덮인 기괴한 갑옷이 오늘날 한류의 흐름을 타고 한국 고대 갑옷의 이미지로 변신해 버렸다는 점이다. 엠병신은 이후에도 한국 사극의 고증 파괴 풍조에 크게 기여했다. 태왕사신기 제작에 참여한 패션 디자이너들의 말에 따르면 이 세상에서 본 적이 없는 환상적인 갑옷을 만들어 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060902/8346475/1 《뭐가 정말 고구려시대 옷이지?》『고구려 붐』이 일어나, TV 드라마의 등장인물의 의상을 패러디한 www.donga.com



이 세상에서 낯설고 환상적인 갑옷 jpg